하루/재미있는 이야기

실수로 사람을 크게 다치게 했던 새해 아침

유령고양이 2018. 6. 19.

다들 밤새 놀고 새해를 맞이한다고  분주하던데

난 만날 사람도 없고  ..  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거리를 두리번거리다  피시방을 들렀다

게임도 즐기지 않는 편이라  유튜브에서 음악을 이것저것 듣다가    사고 싶었던 가방이나 신발 옷 등등  검색을 하고 있었다.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옆자리 사람과 팔이 부딪혔다
그 남자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 아 ~~  xxx "  욕을했다  .   
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다시 검색을 했다.

더 이상 할게 없어서  피시방을 나왔다.  건물 화장실에 들렀는데  거울을 보니 한심한  내가 서 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  흠 ~~~~~"

손을 씻고 나가려고 하는데  저쪽 끝 쪽에서  좌변기 칸 문이 열리고  아까 그 옆자리 남자가 나왔다.
그 남자는 나를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난 신경 쓰지 않고 나갔다.   

갑자기 " 어이 ~  "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짜증 내던 남자가 나에게 하는 소리였다. 
돌아보지 말고 나왔어야 하는데   나도 순간 뭔가 짜증이 났는지  그 남자를 노려봤다.

그 사람은 성큼성큼 내 앞으로 다가왔고  나에게 침을 뱉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그 남자를  세게 밀었다.    물기가 많은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진 그 남자는 머리를  모서리에 부딪히고는 정신을 잃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조심조심 다가가  " 이봐요 ~~  저기요 ... "   

머리에선 피가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난 폰을 꺼내 그 모습을 사진을 찍고는  거리로 뛰쳐나왔다.
근처 파출소로 뛰어가  사진을 보여주며 내가 사람을  밀었는데 크게 다친 거 같다고  말을 했다.  죽은 거 같다고도 했다. 

그러고는  파출소  창밖을 순간 봤는데 그 쓰러졌던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난 경찰들에게 " 저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그 내가 밀어서 다친 사람이에요!! "
아직도 그 남자는  머리와 온 얼굴에 피투성이였다.

그 피투성이의 남자는  파출소로 들어왔고  내 옆에 섰다.     정신을 차리고 나를 신고하려고 왔나 보다 ... 

이제 큰일이구나  새해 첫날부터  이게 뭔지 ..  
이 남자가 시비를 먼저 걸었지만 .. 내가 다치게 한건 사실이니까 ..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  

사실대로 진술을 했다. 

근데  경찰이 내게 말했다.  "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누가 왔다는 겁니까? "
" 지금 누구하고 얘기하시는 거예요? "
" 사진에 누가 있다는 겁니까?  "

난 사진을 다시 봤다.  거긴 아무도 없었고    더러운  화장실 바닥만 찍혀있었다.

그 피투성이의 남자는 아직도 내 옆에 서있었다 ...   소름이 돋았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일어설 수도 없었다.

난 눈을 꾹 감았다.  

한참이 지났을까 ...  

눈을 떠보니  새해 아침이었다.   

꿈이었구나 ...  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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