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sseum

아무 이유 없이 시비 거는 낯선 사람

유령고양이 2021. 11. 18.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느닷없이 시비거는 괴한을 만났다.그냥 성큼 성큼 다가 오더니 반말로 시비를 거는 인간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까..

가끔 외국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시차가 다르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거의 새벽 시간이다.

나는 불면증이 있어서 ,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때가 많다.
주로 새벽3시나 4시.. 가장 힘든 시간 ..

이 시간에 마침 전화가 오면 , 나에게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식구들이 다 자고 있기 때문에 통화 소리에 깰까봐 밖으로 나간다. 집 근처를 거닐며 통화를 한다.

새벽에 나가보면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시간이지만 , 그 시간에도 어떤이에겐 삶의 치열한 시간이기도 하다. 쿠팡 아저씨, 쓰레기 수거차, 박스 줍는 사람 등등

통화를 거의 다 하고 집 근처로 거의 다 왔다.
한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 내 옆에서 부르르르르릉 멈추는 것이었다.


우유 배달부였다.

요 앞에 우유를 넣나보다 하고 그냥 지나갔는데 , 우유 배달부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 오더니 뭐라고 말을 했다.

내가 네 삼촌 뻘 이니까 집에 들어가라 .. 이게 뭔 🐕 소리야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못알아 들었다.
그래서 이어폰을 빼고 물어보았다.
" 아.. 죄송한데 .. 뭐라고 하셨죠? "

배달부: 집에 가라~
나: ??? 뭐라구요?

배: 들어가라고
나: 네?

배: 집에 들어가라고 ~
나: ??( 뭔 소리지? ) 네?

배: 집에 들어가라고 ~
나: ... ( 뭐라는거야..) 사람 잘못 보신거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이 배달부는 나를 따라오며

배: 내 말 안들려? 집에 들어가라고~
나 : 저 아세요? 사람 잘못 보신거 같은데요 ?

배: 새벽에 왜 돌아다녀? 집에 들어가라 .
나: 뭔 소리에요? 누구세요?

배: 나 우유배달하는 사람인데
나: 그럼 우유배달 하세요.

배: 들어가라고오~
나: 어딜 들어가요 자꾸 ㅋㅋ

배: 집에 가라고 ~
나: 여기가 우리집이에요 . 여기 우리집 앞이라고요.

배: 들어가 ~
나: 아저씨나 들어가요.

배: 나 우유배달 하잖아.
나 : 난 전화 하잖아요. ㅋㅋ

배: 말이 말 같지 않냐?
나: 왜 반말이에요~. 아저씨나 집에 들어가요.

배: 나는 나이가 많잖아
나: 나도 나이 많아요 . 성인이에요. 군대도 갔다 왔어요.

배: 내가 니 삼촌뻘은 되잖아.
나: 아저씨 몇살인데요.

배: 45살
나: 별로 많지도 않네. 나이 먹은게 자랑이에요?
왜 반말이에요. 자꾸.

배: 너 우유 넣고 와서 보자.
나: ㅋㅋㅋ 보긴 뭘 봐요. 아저씨나 집에 들어가요.

얘기를 하다가 느낀건 , 이 사람이 정상이 아니란걸 알게 되었다. 말도 안통하고 , 뭔가 제정신이 아니란 느낌이다.

언젠가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
지적 장애인들 중에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은 , 직장도 다니고 일반인 처럼 생활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들중에 배달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고.

순간 그 아저씨가 우유배달하고 내려왔다.
뭐야 .. 우리 집있는 동이잖아..

이 사람 뭐야 .. 진짜 ㅋㅋ

배: 아직도 안들어갔냐? 빨리 들어가라

나: (뭐야 이거 한주먹꺼리도 안되는게 ..진짜) 나도 살짝 욱하는 화가 올라왔지만 , 이런 사람들 중에 일부러 시비걸어서 손치검을 하거나 , 욕설을 하면 신고를 해서 돈을 뜯어내는 놈들이 있기 때문에 반말도 욕도 하지 않았다.

아저씨가 뭔데 자꾸 들어가래요. 나도 나이 많다니까. 내가 중고딩인줄알아요? ㅋㅋ

배: 내가 니 삼촌뻘은 되잖아.
나: 삼촌뻘 같은 소리하네. ㅋㅋ ( 웃음을 참기 힘들어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뭐야 약간 이사람 유튜브에 나오는 공항도둑 느낌인데.. ㅋㅋ)

삼촌뻘이면 지나가는 사람한테 시비 걸어도 돼요?

배: 삼촌뻘이 집에 들어가라면 들어가야지.
삼촌이 그정도는 말할 수 있잖아.

나: 뭔 헛소리야 자꾸 ㅋㅋ
사람이 밤에 돌아다니던 말던 뭔 상관이에요 아저씨가.

배: 어쨌든 밤에 서성대든건 보기 안좋잖아.
나: 아저씨가 이러는건 보기 좋아요? ㅋㅋㅋ

배: 나는 어른 이잖아.
나: 나도 어른이라고요. ㅋㅋ
아저씨 계속 이럴거에요?

아저씨 우유 어디집에 넣어요?

배: 여기 OOO호에 넣는다 왜.
나: ㅋㅋㅋ 알았어요.

나는 이 우유배달부의 오토바이 번호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조용히 전화를 걸었다.

나: 여보세요? 경찰이죠? 어떤 사람이 자꾸 따라오면서 시비걸고 협박을 해서요. 제가 지금 위협을 느끼고 있어요. 빨리 오셨으면 좋겠는데요.

배: (뒷걸음 치며) 들어가라..

나: 아저씨 어디가요. ㅋㅋ 기다려봐요.

그렇게 그아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버렸다. 아니 도망갔다.

내 경찰에 신고하는 전화는 그냥 연기였다. ㅋㅋ

 

#묻지마 괴한의 위험함

이런 경우를 당하는건 흔하지 않지만 살다보면 정상이 아닌 사람을 마주치는 일이 한두 번씩은 있기 마련이다.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면 진짜 무개념들이나 , 이런 괴한을 한번씩은 다 겪어 봤더라구.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무서운건 , 내가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것도 참 뭔가 안전상에 보장을 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신고를 해서 , 경찰이 오면 경찰들은 대부분 "서로서로 좋게 좋게 해결 하시고 합의 보세요" 하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많다.

그렇게 경찰이 가면 , 이런 괴한들은 잠시 돌아갔다가 흉기를 가져와서 불미스런 사고를 내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 실제로 얼마전 피시방 칼부림사건이나 , 층간소음으 살인사건이 난게 이런경우이다. 경찰이 왔다간 후에 사고가난 경우이다.

조현병 환자나 , 지적장애인들은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것이다. 그들이 다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이런 사건이 흔하게 일어나니까 하는 말이다.

분노 조절 장애자나 묻지마 폭행사건도 흔하게 일어난다. 괜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걸어 사고를 내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에게 욕설이나 정신적인 피해를 입거나 폭행을 당해도 , 정신병이 있다는 이력이 있으면 제대로 처벌도 안되는 상황인게 현실이다.


#경찰에 신고하기도 애매한 상황

이렇게 경찰에 신고하기도 애매하고 , 그렇다고 스스로 해결하기도 애매한 상황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된다.

이 제정신 아닌듯한 시비거는 우유배달부를 대하면서 , 욕이 입끝까지 올라왔는데 겨우 참았고 , 주먹을 불끈 쥔채로 계속 참았는데 , 이걸 참지 못하고 한순간 욕을 하거나 주먹을 날리면 내가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그냥 후회를 했다.
상대를 하지말고 돌아섰어야 했는데.. 괜히 너무 오랬동안 상대를 했다. 잘못하면 말려들뻔했다.

다음 부터는 이런 사람 마주치면 그냥
" 네 네 들어가겠슴돠~~" 하고 피해야지
똥은 피해야한다. 묻으면 골치아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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