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재미있는 이야기

등산 갈때 배낭종을 달아야 하는 이유

유령고양이 2022. 4. 2.

등산을 자주 간다. 높은 산도 자주 가지만 , 가까운 뒷동산이나 유명하지 않은 낮은 산을 자주 간다. 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낮은 산을 좋아하는데 , 그 이유는 산을 오르는 이유가 석양을 보기 위해서 이기 때문이다.

⭐️배낭 종🔔

이번에 배낭 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꼭 사야한다. 왜냐하면 산에서 아주 끔찍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배낭 종은 , 배낭에 소리가 나는 작은 종을 달아서 딸랑딸랑 소리가 나게 한다. 그 소리는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도 하고 , 산 짐승들이 종 소리를 듣고 먼저 도망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산에는 멧돼지나 곰 , 담비 같은 맹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 보다 무서운 것을 만나다

석양을 다 보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산을 내려왔다. 아직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나는 빛과 어둠의 중간 즈음을 걷고 있었다 .

늘 다니던 오솔길로 내려 오던 중, 나는 깜짝 놀라 심장이 멎을뻔 했다. 어떤 맹수보다도 더 무서운 것과 마주치고 말았다. 그것은 멧돼지도 곰도 아니었다 .

저 멀리 오솔길 한가운데에 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덩치가 꽤 컸다. 사람 만했고 두 마리였다.


처음엔 어떤 등산객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줄 알았다 . 조금 더 가까워지자 하나는 사람이 맞았는데 하나는 개가 아니었다. 그것도 사람이었다. 한명은 남자 한명은 여자였다.

나는 순간 화들짝 놀라 멈춰 버렸고 , 그 두 사람도 나를 발견하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신기한 것은 그들은 둘다 바지를 벗고 있었다 . 두 남녀가 오솔길 한가운데 누워 있었다. 무슨 .. 운동을 하는것 같았다.

나는 잠깐 발이 굳어 멈췄다가 , 재빠르게 뒤로 돌아 다른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 ~ 노 마이 아이즈 ;; 마이 아이즈 ;; 😖

" 아 ... 뭐야.. 아무리 산이라도 그렇지 사람다니는 길에서 왜 저러고 있는거야 ;;"

어쩔 수 없이 더 먼 길로 내려와야 했다.
봄이라고 해도 아직 추운데 .. 바지를 다 벗고 누워서 뭘 하는거야 진짜 ;; 해도 다 져서 일광욕을 하기에도 늦은 시간인데 아 진짜 ;; 뭘 하는거야 ;; 어? 뭘 하는거야 ? 바지는 왜 벗고 누워 있는거야 ? ;;

그리고 이 산이 되게 유명한 산은 아니라도 , 등산객이 꽤 많은데 ...

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급하게 산을 내려왔다. 그 사람들이.. 아니 그 연인들이 쫓아와서 왜 행복한 운동을 망쳤냐며 해코지를 할까봐 너무 무서웠다 . ㄷ ㄷ


⭐️배낭종의 진짜 용도를 깨달았다

터벅터벅 하산하다 순간 배낭 종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순간 멈춰 허벅지를 탁 쳤다. 배낭종의 진짜 용도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하 이래서 배낭종을 다는 거였어 ??" 😮

그 용도는 산의 맹수를 쫓는 용도 보다 , 산에 온 연인들을 배려하는 용도라는 것도 깨달았다.
(아하 ~~~ 그래서 배낭종을 달아야 하는 거였어 ?? 아 ~~캬 기가 막하네 . 배낭종 달고 다니는 분들 .. 이래서 달고 다니는 거였어 ? 🙀캬 ~ ) 집에 오자마자 배낭 종을 검색했다. 그 전에는 배낭 종 같은건 생각도 못했는데 , 이제야 배낭 종은 절대 필수품 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등산 필수 용품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배낭 종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이것은 나를 위한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배낭종을 달고 다녀서 산에서 바지벗고 운동하는 연인들을 방해하지 않는 매너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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