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재미있는 이야기

펄펄끓는 가마솥에 빠진 아이(실화)

유령고양이 2018. 8. 20.

구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가 어릴적에 직접 목격한 끔찍한 실화 라는데 나는 그냥 친구가 해 주는 이야기를 듣기만 했는데도 소름이 돋았다. 조금 잔인하고 끔찍하고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편의상 친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내가 갖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이었던것같다. 나는 어릴 적 시골에 살았다. 한 동네에 일가친척이 다 모여 살았는데,  그 동네에는 그런 집안들이 많았다. 온 친척들이 한 동네에 다 모여살아서 성이 비슷한 사람이 많았다. 거의 다 대가족이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이웃이나 친척이 집에 와서 분주한 날이 많고 늘 심심하지않고 북적북적 사람사는 재미가 있었다. 

 

어느 날  한가로운 오후 우리는 할아버지댁으로 모였다.  저녁은 거의 할아버지댁에서 먹었는데 내가 할아버지댁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친척들이 다 와있었다. 어머니는 소쿠리에 먹을걸 담아서 뒤따라오셨다. 

 

할아버지댁 마당은 넓었고 구석에는 소와 송아지가있는 마구간이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는 가마솥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음식도 만들고 소의 밥? 여물이라고 하는 마른볏단을 잘라 끓인 소의 밥을 끓이기도 한다. 

 

마당 한쪽에는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쌓아놓고 불을피웠는데 모기를 쫓는 용도였다. 소나무와 솔잎을 태워서 나는 연기는 모기가 싫어한다고한다.

나와 사촌형제들은 방안에서 뒹구르며 장난을 치고있었다.  부엌과 마당은 여러가지 요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모르겠다. 그때는 풍요롭지도 않았는데 가족들이 다 모여서 저녁을 먹어서 그런지 상다리가 부러질것같이 차려놓고 먹었던것같다. 

 

맛있는 저녁식사가 왔고 큰 마루에서 일가족이 수다를 떨며 밥을 먹었다. 마당 가운데 있는 가마솥에는 마침 소의 여물을 끓이고있었다. 가마솥은 엄청 컸는데  어른 둘이들어야 간신이 들수있는 크기고 무겁기도 엄청 무거웠다.  소는 밥을 많이먹으니까 한번 끓이는 여물의 양도 엄청났다. 

 

우리는 계속 식사를 하고있었다.  마당에 놀던 5살짜리 사촌동생 K는 작은엄마가 주는 밥을 한숫가락 먹고 또 뛰어다니며 놀다가 또 이모가 부르면 와서 한숫가락 먹고 그렇게 놀고있었다. 

그 나이 어린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가만히 있질않았다.  밥먹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작은 엄마는 밥숫가락에 밥한술과 작은 당근반찬을 올리고 K를 불렀다.  그런데 K는 당근이 싫었나보다.  밥을 먹으로 다가왔던 K는 당근을 보자 뒷걸음질을 쳤다.  작은엄마는 "당근도 먹어야 이뻐지는거야~ 얼른 먹자~ 착하지~~"  하시며 K를 얼르고 달래며 당근을 먹이려고 애를 쓰셨다. 

K는 고개를 저으며 싫다고했다.  작은 엄마는 작게 호통을 치시며 " 빨리와 얼른 먹어! 이것만먹어그럼 ~~ "   했지만 K는 도무지 말을듣지않았다.  

K는 당근이 싫다며 계속 뒷걸음질을 쳤다.  나는 그런 K가 그냥 귀여웠다. 근데 순간 나는 불안함을 느꼈다. 위태로워보이던 K의 뒷걸음질 뒤에 가마솥이 있었던것이다. 

소의 여물이 펄펄끓는 가마솥..

 

K는 가마솥에 걸렸고 가마솥 안으로 그대로 고꾸라 졌다. 펄펄끓는 가마솥에 다리가 걸린채로 몸이 빠져버렸다. 가마솥은 여전히 펄펄끓고있었다. 자세히는 생각이 안나지만 가마솥밖으로 나온 K의 다리가 파르르 떨렸던것같다. 

작은엄마와 어른들은 비명을 지르며 맨발로 뛰어내려갔지만 펄펄끓는 가마솥을 어떻게 하지못해 조금 망설였다. 삼촌들이 구석에있던 장대와 삽을 가져와서 가마솥을 엎어버렸다. 

 

난 그 후로는 쳐다보지못했다.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누나는 내 눈을 손으로 가렸다. 어른들은 그 어린 K를 담요로 둘둘말아서 앉고 바로 병원으로 뛰었다. 

저녁식사는 난장판이되었고 작은어머니는 거의 실신을 하신것같았다. 

그후 며칠이 지났다.  나는 그후로 K를 볼수가 없었다. 

 

 

친구는 나에게 이 얘기를 해주면서 그 때 기억이 너무 끔찍하고 큰 충격이어서그런지 지금까지 계속 잊어버리고 산것같다고 한다. 무의식 중에 잊고싶어했던것같다고 .. 

정말 이쁘고 해맑은 K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어린나이에 그렇게 간게 너무 안타깝고 맘이아프다고한다.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만해도 자기가 그 솥에 들어가있는것같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지금도 가족들은 K얘기는 하지않는다고 한다. 다들 큰 충격이었으니까 .. 나도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나이에 하늘로간 K! 나는 너를 모르지만 부디 좋은곳에서 천사가 되어있을거라고 생각해.  

지금 내 조카가 5살인데 조카의 얼굴이 떠오른다. 다음에 조카를 만나면 선물을 하나해줘야겠다. 색연필 세트를 하나 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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