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sseum

돈 빌려간 후 연락 안하는 친구 손절한 경험

유령고양이 2022. 5. 10.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좀 큰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나는 살면서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한 적도 없고 , 그리고 그렇게 큰돈을 빌려달라고 한 사람도 없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이 친구는 나보다 가진 게 많은 친구였다. 부모님이 사준 아파트도 있고, 부모님이 사준 비싼 SUV차도 있다. 부모님이 사준 거라 친구의 능력과는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나보다 가진 게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런 친구가 왜 나에게 이런 큰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친구는 정확히 날짜를 말하며 이날 갚겠다고 했다.
오랜 친구이고 평소 서로믿고 지내는 친한 친구라서 , 부담이 좀 되었지만 빌려 주었다.


그런데 돈을 빌려준 후 부터 친구는 점점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매일매일 심심하면 연락이 오던 친구였다. 별일 없어도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 시시콜콜한 얘기를 할 정도로 가까운 친구였다.

점점 연락도 줄어들고 내가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았다. 가끔 어떻게 연락이 닿아도 친구는 좀 바쁜 일이 있다며 전화를 빨리 끊곤 했다. 분명 나를 피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더 시간이 지나서는 , 내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으면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돈이란 게 참 무섭구나... ]

돈을 갚겠다는 날이 다가올수록 , 친구와는 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결국 돈을 받을 날이 되었고 , 설마설마했는데 친구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돈을 빌려준 사람인데 , 내가 내 돈 달라는 말을 하기가 왜 이리 힘든 건지...
난감했다...
아 ... 이게 정말 기분이 더럽구나 진짜 ..



겨우 전화를 하면 친구는 자꾸 말을 돌리고 , 돈 얘기는 하지 않았다.

나는 친구가 먼저 돈 얘기를 꺼내고 돈을 갚기를 원했지만 , 계속 전혀 얘기가 없고 , 연락도 안되고 만나기도 점점 힘들어졌다. 스트레스였다.

결국 내가 얘기를 꺼냈다.
" 야 , 너 돈 갚기로 한 거 잊어버린 거 아니야? 갚기로 한 날이 벌써 지났는데 말이 없어서... 네가 잊어버린 거 같아서 말하는 거야.. "

친구는 " 아 ~ 지났나? 아~ 미안 미안 , 깜빡했네.. 다음 주에 줄게 미안 "

깜빡했다고 하니까 , 주겠거니 하고 또 기다렸다. 그런데 또 그날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아... 참 돈이란 게 뭔지.. 돈이 무섭네 진짜..]

친구에게 또 어렵게 돈 얘기를 꺼냈다. " 너 돈 갚기로 한 거 또 잊었어? 연락도 없고 왜 그래? 나도 돈 나갈 일이 많아 네가 돈을 갚아야 나도 내 할 일을 하지.. "
친구는 그제야 사실대로 말을 했다. 사실 돈이 준비가 되지 않았단다. ;;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너 그 넓은 아파트에 혼자 살고 , 큰 차 타는 거 유지하는 게 힘들 정도면 집 팔고 차 팔고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서 사는 게 어때? 돈이 그렇게 부족하다면서 뭘 그렇게 좋은 차를 타 ~ 경차를 타던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

그런데 친구는 집은 부모님이 사준 거라 팔고 부모님 집으로 가면 부모님한테 집 판 돈을 줘야 하고 , 또 suv 타다가 경차는 불편해서 못 탈 거 같다고 했다. 나는 한숨이 나왔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국 돈을 한 번에 다 받지 못하고 흘림흘림 나눠서 1년에 걸쳐 다 받았다.
돈을 다 갚은 날 친구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지만 , 나는 아무 말 없이 폰에서 그 녀석의 연락처를 지우고 차단시켰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 돈을 빌려본 적이 없지만 , 앞으로도 빌리지 않을 것이고 절대 빌려주지도 않을 것이다.

남의 돈 우습게 아는 사람과는 친구 하기 싫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 녀석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친구 한 명을 손절했다.
돈이란 게 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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