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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뽑는 버릇

유령고양이 2023. 1. 23.

저는 머리카락을 뽑는 버릇이 있습니다. 혼자서 책상에 앉아 골똘히 뭔가를 생각할 때나 공부할 때 주로 뽑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머리에 손이 가있고 시간이 좀 지나서 보면 책상에 머리카락이 수십 가닥씩 모여 있죠.  고등학교 때부터인가 이런 습관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왜 이렇게 머리카락을 뽑냐고 그랬어요.  정신 차리고 보니 또 책상에 머리카락이 있고 손은 머리 위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친구는 탈모가 있어서 고민을 하던 친구인데,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냐고 그러더군요. 자기는 없어서 고민인데.. 

 

알아보니 저처럼 이렇게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을 '발모벽','발모광' 이라고 하더군요. 강박장애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머리카락을 뽑는 행동이 불안감과 연관이 있다고 하네요. 마음이 불안하면 불안감을 줄이려고 무심코 머리카락을 뽑는다고 해요. 불안할 때 손톱 물어뜯는 행동과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머리카락을 뽑는 게 진짜 심하더라고요. 어느 날은 진짜 책상 위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모여 있어요. 저는 머리숱도 많고 계속 나니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든요. 거울 밑에도 머리카락이 진짜 많아요. 이게 탈모가 아니라 제가 다 뽑은 거더라고요. 모근이 다 붙어 있었거든요. 심각하죠.. 

 

친구가 그러는데 머리카락은 뽑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계속 뽑다 보면 모근이 사라져서 다시는 안 날 수도 있다고 해요. 친구가 탈모 때문에 병원을 다녀서 잘 안다고 하네요. 발모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 반복적으로 계속 장기간 뽑으면 모낭의 머리카락 재생 능력이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모발이 가늘어지다가 다시는 나지 않게 된다고 친구가 강조를 했어요. 그래서 새치가 나도 절대 뽑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없는 거보다는 차라리 하얀 게 낫다고요. 어차피 늙으면 다 하얘지는 거니까. 요즘은 환경이 안 좋아서 그런지 20대만 넘어도 새치가 나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그래도 절대 뽑지 마세요. 머리카락은 소중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제가 머리카락을 너무 뽑아서 그런가요.. 요즘 좀 가늘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앞으로 머리카락을 뽑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근데 이게 습관이 되어서 잘 안되더라고요.  뭔가 생각할 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손이 머리로 가요.  발모벽이 강박장애의 일종이라고 하니까 내 안에 있는 불안감부터 줄여가야겠죠. 

 

흠.. 불안감 .. 근데 불안감을 어떻게 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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