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정도가 되면 여지없이 쿵쿵쿵쿵쿵 쿵쿵쿵쿵쿵 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도 알고 누가 내는 소리인지도 안다.
윗층 아줌마가 마늘을 빻는 소리이다.
왜 새벽에 마늘을 빻아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뭔 마늘 빻는 그런 알바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런건가 ..
예전에 한번 올라가서 새벽에 소음 좀 자제 해달라고 조심스럽게 말씀 드렸다 .
초인종을 누르자 아무 반응이 없어서 노크를 했다. 초인종이 고장난것 같았다.
아줌마가 나왔다. 아줌마 머리에는 헤어 롤( 여자들 머리카락 돌돌마는 그것)이 수십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
(어우 씨 깜짝이야 ;; 뭐야 머리에 저게 .. )
그런데 아줌마 얼굴이 너무 무섭게 생긴거다. 뭔가 성질이 많이 난 얼굴 같은데 .. 화가난건 아니고 원래 그렇게 생기신것 같았다.윗층에 이런 무섭게 생긴 아줌마가 사는 지 몰랐다.
" 저기.. 아랫층 사는 사람인데요 . 새벽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그런데 쿵쿵 소음좀 자제 해주시면 안될까요? "
그러자 아줌마는 이렇게 말하셨다.
" 뭐야 새벽부터~ 뭐라는거야 ? 마늘 빻는데 왜?
초면에 다짜고짜 반말부터 시작해서 너무 어이가 없는 대답이 나와서 아직도 그 말투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새벽마다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러자 그 아줌마 뒤에서 어떤 여자가 다가와서 거들었다. 아줌마 보다는 조금 젊은 여자였는데 얼굴은 아줌마하고 똑같이 생겼다. 아마도 딸인것 같았다. (와 .. 이런 여자가 둘이나 있다니 .. )
" 아니 내집에서 내가 마늘을 빻던 말던 니가 뭔 상관이야? "
이 말을 들었을때 나는 깨달았다. 이런 막무가내 반말과 개솔을 해대는 인간들은 어차피 대화를 해봐야 통하지 않을거라는것.
한숨이 나왔다. 와 .. 이런 인간들이 윗집에 살고 있을 줄이야 ;;
"여기 혼자 사는 곳 아닙니다. 아랫층에도 사람 살고 있다는거 알고 좀 계시라구요. "
이렇게 말하고 돌아섰는데 뒤에서 욕설이 들리고 소금알갱이들이 날아왔다. 나는 마음속에 참을 인을 그렸다.
그리고 얼마 후 주말 이었다 .
그 날은 하루종일 쿵쿵 우다다다다 쿵쿵다다다다 우다다다 이런 소리가 계속 들렸다.
낮이니까 그냥 참고 있었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보니 경찰과 한 여자가 찾아왔다.
"무슨 일이시죠? " 나는 뭔가 큰일이 났나 싶었다.
알고보니 아랫층에 사는 임산부 아줌마 였다.
아줌마는 층간소음이 너무심해서 참다참다 못해 경찰을 불러서 올라온거였다.
아줌마와 경찰은 조금 의아해 했다. 나 하고 얘기 하는 중에도 우당탕탕탕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소리가 계속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집에서 소음을 내는줄 알고 온건데 윗집의 소음이 우리집을 통과해 아랫집까지 울리고 있었던걸 알고 놀라고 있었다.
경찰과 임산부 아줌마 , 나 이렇게 셋이서 윗집으로 갔다. 나는 든든했다. 같은 편이 두명이나 있고 게다가 경찰이 우리편이라서 .
윗집 초인종을 누르자 아줌마가 나왔다 . 나는 깜짝 놀랐다 . ( 아유 놀래라 ;; 와 저 사악한 면상은 적응이 안돼 .. 아줌마 맞아 ? 아저씨 아니야 ? )
아줌마는 문틈으로 나를 보자마자 " 어휴 ~ 또 왔네 또왔어 " 이러셨다. ㅋㅋ 아직 사태 파악을 못한 멍청한 아줌마 . 내 옆에 경찰이 있는 걸 보자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 . ㅋㅋ 그리고 아랫집 임산부 아줌마까지 ㅋㅋ
피해자 두명과 경찰이 같이 왔는데 어디 뭐라고 말하나 보자.
이 무섭게 생긴 아줌마의 딸들이 주말이라고 애들을 데리고 놀러 온거였다. 그 부모의 그 자식들 이라고 . 애들이 막 온 방안을 우다다다다 우당탕탕 뛰어 다니며 놀고 있었다. 하루종일 저러는데 부모라는것들이 애들을 못뛰게 하던가 통제를 해야지 .. 그냥 지 자식 귀하다고 오냐오냐 하며 놔둔거다.
아랫집 임산부도 새벽에 잠을 못자서 태아건강에 안좋을까봐 걱정이 된다고 그랬다. 주말마다 애들 뛰어다니는 소리도 시끄럽다고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냥 이웃끼리 좋게 해결하시라고만 하고 그 못된 아줌마에게는 여기 혼자 사는 곳 아니니 조용히 해주시는게 좋을것 같다 .... 뭐 이런 말만 했다.
내가 벌써 한 말인데 .. 경찰이라고 별 수 없나보다 .
층간소음 때문에 칼 부림도 나고 그러는데 아무런 처벌법이 없는건가 .. 참 한 숨 나온다 .
어쨌든 우리집과 우리 아랫집까지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걸 경찰까지 불러서 강하게 전달했으니 잘 알아들었겠지 ?!
라고 생각했으나 그 다음날 새벽도 마늘 빻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 주말에는 그부모의 그 자식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랫집 임산부 부부는 이사를 가버렸다.
(여유토강: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어느날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집에 가는 길이었다. 길에서 그 못된 아줌마와 마주쳤다. 나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갑자기 그 아줌마가 엄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18, 28 등등이 섞인 온갖 상욕을 다 했다.
예전에 새벽에 엄마하고 누나가 소음때문에 올라가서 말한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 일이 기분이 나빴는지 그러는거 였다.
(이 여자 적반하장 쩐다 진짜 )
내가 욕을 먹는건 참겠는데 엄마한테 욕을 하는건 정말 못참겠더라 .
나는 욕을 먹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 .
"이게 미쳤나 . 확 아가리를 찢어 버릴라 . 주둥이 닥쳐라 " "너 앞으로 나하고 길에서 마주치지 마라 마주치면 죽을 줄 알아 " ( 조금 순화 해서 쓴거다 실제로는 더 심하게 말했다)
겁을 잔뜩 먹은 못된 아줌마는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게 왜 사람한테 욕을 하세요 아줌마 . )
엄마는 어른한테 그러는거 아니라고 나를 말리셨지만 , 엄마나 누나가 길을 다니다 이 막돼먹은 여자에게 해코지를 당할까봐 염려가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이 나와버렸다.
그 후로 아줌마는 길에서 나를 마주치거나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눈치를 보며 슬슬 피한다.
가족을 건들면 나도 돌아버린다구 ..
엄마는 윗집 여자가 그집 남자들 데리고 오면 어쩌냐고 하셨다 .
(올테면 오라지 . )그 못된 아줌마네도 남편과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있지만 한주먹 꺼리도 안되는 헐렁이들이기 때문에 다 데리고 와도된다.
여전히 ... 새벽마다 마늘 빻는 소리가 쿵쿵쿵쿵 쿵쿵쿵쿵 들리지만 전 보다는 소리가 많이 작아졌다.
뭔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느낌이 든다.
요즘은 마늘빻는 소리는 덜 나는데 가끔 접시깨지는 소리,뭘 막 던지고 깨지는 소리가 난다. 그 못된 아줌마가 남편과 싸우는 소리다.
그렇게 한참을 싸우다 현관문이 부서질듯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난다. 싸우다 둘 중 하나가 집을 나가 버리는 소리다.
새벽에는 마늘 빻는소리 , 주말에는 애들 뛰어다니는 소리 , 그리고 부부싸움하는 소리
에휴 .. 참 저 집은 .. 완전 콩가루 집안이군
얼마전에 윗집 아저씨가 만취상태로 계단을 올라가다 굴렀다.
우르르르 쿵 아악 !
요란한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아저씨가 누워있었다. 쇠골과 한쪽 다리정강이가 부러진채로 누워서 신음하고 있었다.
윗집에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도와주기 싫었지만 , 위급한 상황이라 119를 불러서 조치를 취해드렸다.
아무튼 윗집 사람들 참 거지같다 진짜 ..
사람은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 이웃에 이런 무개념들이 살고 있으니 너무 불편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
우리집도 언젠가 이사를 가 버릴지 모르겠다 .
새벽4시.
마늘 빻는 소리에 잠이 깨서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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